책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교육 방송 특유의 딱딱함이나 어린 시절 보았던 '방귀대장 뿡뿡이' 같은 어린이 프로그램을 먼저 떠올리실 겁니다. 저 역시 EBS는 재미없는 만화나 수능 강의만 하는 곳이라는 편견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책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 우리가 몰랐던 경제의 민얼굴: 물가와 은행의 속성
이 책은 '자본주의'라는 거대하고 만만치 않은 주제를 아주 쉽고 친절하게 풀어냅니다. 가장 먼저 1부에서는 우리가 매일 접하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경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산산조각 냅니다.
물가는 왜 오르기만 할까?
우리는 흔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물가가 결정된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책은 더 본질적인 이유를 파고듭니다. 바로 '돈의 양'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대출을 통해 실물도 없는 돈을 만들어내는 과정(지급준비율)을 지켜보고 있으면, 우리가 믿었던 화폐 시스템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깨닫게 됩니다.
은행은 당신의 편이 아니다
또한 1부와 2부에서는 은행의 속성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은행은 이웃의 돈을 지켜주는 안전한 금고가 아니라,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금융 기관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를 괴롭혔던 복잡한 금융상품들의 실체를 이해하고 나면, 왜 수많은 사람이 눈뜬 채 코를 베였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내 소중한 자산을 지켜야 할지 눈이 뜨이게 됩니다.
2. 소비라는 거대한 마케팅의 늪: 심리와 교육
3부로 넘어오면 이야기는 좀 더 개인적인 영역으로 들어옵니다. 바로 우리의 '소비 습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본주의는 소비를 먹고 자라는 괴물과 같습니다.
마케팅에 지배당하는 뇌
기업들은 교묘한 소비 마케팅을 통해 우리의 심리를 조종합니다. "이것을 사면 당신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착각을 심어주고, 결핍을 자극하여 불필요한 물건을 사게 만듭니다. 책은 이러한 소비 심리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며, 우리 자신의 소비 행태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경제 교육의 시작
더 나아가, 이 책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바른 소비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자본주의의 속성을 모르는 아이들은 마케팅의 가장 쉬운 타깃이 됩니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아껴 쓰라는 훈계 대신, 돈의 흐름과 마케팅의 함정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으로 자녀를 위하는 길임을 시사합니다. 이는 경제 현실을 이해시키는 것을 넘어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3. 위기의 자본주의, 대안은 무엇인가: 경제학자와 복지
4부에서는 앞서 설명한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뇌했던 네 명의 위대한 경제학자와 그들의 이론을 다룹니다. 아담 스미스부터 마르크스, 케인스, 하이에크까지, 이름은 들어봤지만 어렵게만 느껴졌던 인물들의 사상을 지금의 경제 문제와 연결해 아주 쉽게 설명합니다.
역사에서 찾는 해결의 실마리
단순한 이론 나열이 아니라, 이들의 생각이 지금의 경제 위기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은 이 책의 백미입니다. 과거의 천재들이 남긴 유산이 오늘날의 인플레이션이나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힌트를 주는지 명확히 짚어줍니다.
복지 자본주의라는 희망
마지막으로 책은 풀기 어려운 경제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복지 자본주의'**를 제시합니다. 비록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면은 있지만, 빈익빈 부익부라는 자본주의의 고질적인 병폐를 건드리며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복지'를 제안합니다. 복지는 단순히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라는 논리입니다.
결론: 경제를 이해하기 힘든 모든 이들의 필독서
저처럼 경제 지표만 봐도 머리가 아프고, 아무리 책을 읽어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기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정말 큰 도움을 줍니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탄 배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글을 다 읽고 나니, 책의 원작인 EBS 다큐멘터리 영상을 꼭 찾아봐야겠다는 예감이 강하게 듭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인한다면 더 큰 충격과 깨달음이 올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내 통장의 잔고가 중요하신 분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의 규칙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일독하시길 권합니다. 자본주의의 속성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앞으로의 인생을 사냥꾼으로 살 것인가 사냥감으로 살 것인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