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많은 투자자가 거장 하워드 막스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이룬 경이로운 성공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그의 대답은 기술적인 지표나 복잡한 알고리즘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단호하게 효과적인 투자 철학이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우리 같은 보통의 투자자들에게 '철학'이라는 단어는 멀고도 막연하게 느껴집니다. 나만의 투자 색깔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하워드 막스의 통찰과 저의 과거 기록을 복기하며 그 답을 찾아보았습니다.

1. 철학은 완성이 아니라 '축적'되는 것이다
투자 철학은 어느 날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감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워드 막스는 철학이란 오랜 시간 축적된 사고의 총체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배움 없이는 철학도 없다
철학은 책에서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교훈, 즉 실전에서의 매수와 매도, 그리고 뼈아픈 실수를 통한 배움 없이는 유용한 철학이 생기지 않습니다. 저 역시 과거의 기록을 들춰보니 "나는 아직 불황을 겪지 못했다"라고 당당히 적었던 2019년의 메모가 있더군요. 그로부터 불과 5개월 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대폭락이 찾아왔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예측불허입니다. 하워드 막스는 1970년대 석유 파동부터 2008년 금융위기까지 수많은 폭락장을 겪으며 자신의 철학을 단단하게 벼려왔습니다. 호황기는 우리에게 "투자는 쉽고 리스크는 걱정할 필요 없다"라는 거짓 교훈을 주지만, 불황은 우리에게 시장의 무서움과 겸손함을 가르칩니다.
2.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 시행착오가 주는 값진 깨달음
과거의 제 포트폴리오를 돌이켜보면 민망할 때가 많습니다. 지금이라면 절대 보유하지 않았을 기업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어렴풋한 기대감'만으로 매수했던 종목들이 가득했습니다.
무지가 부른 용기
하워드 막스의 글을 읽으며 깨달은 사실은, 제가 과거에 그토록 용감했던 이유가 역설적으로 잘 몰랐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리스크가 무엇인지, 기업의 내재가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를 때 투자자는 가장 용감해집니다. 희망 섞인 낙관론만 가득할 때 우리는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결국 손절매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아프지만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비싼 기업을 사고 손절을 치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공부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산업에 대한 이해, 기업 분석의 필요성은 이론이 아니라 내 계좌의 파란불을 보며 뼈저리게 각인되는 것입니다. 하워드 막스가 말했듯, 경험이란 당신이 원했던 것을 가지지 못했을 때 주어지는 것입니다.
3. 나만의 투자 색깔을 찾아가는 길: 2차적 사고의 필요성
하워드 막스가 강조하는 핵심 개념 중 하나는 '2차적 사고(Second-Level Thinking)'입니다. 남들이 다 아는 정보로 1차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좋은 기업이니 주가가 오를 거야"라는 생각은 누구나 합니다. 2차적 사고는 "좋은 기업이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해서 지금 가격은 너무 비싸"라고 한 단계 더 깊게 들어가는 것입니다.
나만의 색깔을 갖는다는 것
하워드 막스의 글을 다시 읽으며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나만의 색깔이 뚜렷한 투자자인가?" 여전히 부족하고, 때로는 허튼짓을 하며 실수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의 실수를 기록하고 그 안에서 나만의 원칙을 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철학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생물과 같습니다.
- 비싼 기업에 속지 않기 위한 기준 세우기
- 희망 고문이 아닌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매수
- 시장의 광기 속에서 냉정함을 유지하는 태도
이러한 것들이 쌓여 결국 '나만의 투자 색깔'이 됩니다. 하워드 막스의 조언처럼 유용한 철학은 삶의 교훈 없이는 생기지 않기에, 지금 겪는 하락장이나 실수는 나의 철학을 완성해 가는 소중한 재료가 됩니다.
결론: 다시 읽고 다시 시작하라
하워드 막스의 <투자에 대한 생각>은 읽을 때마다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2019년의 제가 읽었을 때와 대폭락을 겪은 후인 지금의 제가 느끼는 무게감은 전혀 다릅니다. 여전히 우리는 실수를 하고, 여전히 부족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거장의 격려는 큰 위안이 됩니다. "철학은 오랜 시간 축적된 사고의 총체"라는 말을 믿고, 오늘도 공부하며 저만의 색깔을 찾아가 보려 합니다.
여러분의 투자 철학은 지금 어떤 형태를 갖춰가고 있나요? 혹시 지금 힘든 구간을 지나고 있다면, 하워드 막스의 말처럼 가장 값진 교훈을 얻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시길 바랍니다. 결국 그 배움이 훗날 여러분을 성공한 투자자로 만들어줄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